아이를 키울 때 운동은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고, 좋아하는 취미가 되어서 살면서 운동 하나쯤은 즐길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필이는 정적인 아이였습니다.
아기 때부터 책 보고, 블록놀이 하고, 그림 그리고, 무언가를 만드는 창의적 놀이를 더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반면에 신체활동에는 약간 소심했고, 본인이 어려워 보이는 것에는 두려움도 있어서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엄마인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아들이 되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6살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운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는데, 계속 운동을 하다보니 아이도 점점 활동적인 걸 좋아하게 되고, 운동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필이의 운동스토리를 기록해보려 합니다.
축구 _ 운동의 시작
6살 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유치원 친구들이 하나 둘 축구클럽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는 전적으로 필이의 의견이 아닌 엄마의 의지로 무작정 축구 클럽에 필이를 데려갔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는 축구클럽이었는데, 친구들이 와서 신나게 공 들고뛰니까 본인도 신나서 뛰기는 합니다.
기초운동 할 때는 재밌게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필이는 10여분 뛰고 나와서는 더 이상 안 한다고 앉아있기를 한 달 정도 했습니다.
그때는 돈도 아깝고 속상하기도 했는데, 후에 생각해 보니 아마 체력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몸싸움을 안 하고, 공도 뺐지 않습니다. 그냥 신나게 같이 뛰어다니다가 같은 편이 골을 넣으면 같이 신나서 좋아합니다.
사실 이때 필이에게 운동신경은 좀 부족하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목적은 운동을 좋아하고 취미로 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기에 그냥 재미있게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7살, 이사를 가기 전까지 계속 축구클럽에 다녔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 후에는 학교 방과 후 축구를 재미있게 했습니다.
이 때는 체력도 올라왔고, 나름 축구 경력자라 자신감도 있었기에 거의 주도적으로 방과후 축구에 임했습니다.
어찌나 재미있게 다니는지 일주일에 3일은 꼭 축구 유니폼을 입고 학교에 가고, 운동화도 풋살화나 축구화를 신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축구 방과 후가 없어지게 되면서 친구들과 축구클럽에 다녔습니다. 정확히 얼마큼 다녔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이사로 전학을 가기 전까지 1년여 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축구클럽에 다니면서 축구클럽대항 축구 대회에도 나가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축구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양평으로 이사를 가면서 축구는 이제 그만했습니다.
축구는 필이에게 운동의 시작입니다.
수영
수영을 못하고 물을 무서워하는 저는 필이에게 수영을 꼭 배우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거리의 어린이 수영장을 찾아보고 알아보니 방학특강이 있었습니다.
수영은 어릴 때 배우면 좋다고 알고 있었기에 내친김에 바로 초등학교 2학년 필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수영을 배우자고 하니까 싫다고 거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만 재밌게 물놀이하고 오자고 꼬셔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나는 방학특강을 등록했습니다.
수영장에 들어갈 때만 해도 오늘 한 번만 한다고 싫은 표정으로 들어갔는데,
한 시간 수업동안 선생님이 무척 재미있게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고, 마지막에는 짧지만 재밌게 놀아주시니 필이가 아주 신이 났습니다.
나오자마다 여기 계속 오고 싶다고 계속 오게 해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필이의 수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양평으로 전학하기 전까지 약 1년여를 어린이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웠습니다. 접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전학을 했습니다.
양평으로 이사를 하고 우리 가족은 이사 다음날부터 수영강습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화니와 나는 새벽에, 필이는 오후 어린이반에 등록을 했고, 저는 생전처음 수영을 배웠습니다. 화니는 20대 때 배웠기에 수영을 잘 했습니다.
이때부터 코로나가 생기기 전까지 우리는 진짜 수영을 많이 했습니다.
화니와 시리는 새벽에 강습을 받고 오후 필이 강습할 때 옆에서 자유수영을 하고, 주말이나 강습 없는 날은 세 식구가 같이 수영장에 와서 수영도 하고 물놀이도 했습니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수영은 약 4년간 우리 가족의 놀이였고, 우리가 더욱 친밀해지는 도구였습니다.
필이는 아빠 엄마보다 훨씬 잘하니까 특히 못하는 엄마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놀리기도 하고, 물속에서 장난치며 스킨십도 하고, 양평 수영장에서는 좋은 추억들만 가득합니다.
필이는 이 시기에 수영대회에도 두 번 참가해 보면서 출발 선에 서있을 때 가슴이 터질듯 두근거렸다는 경험도 하고, 상장도 받고, 엄마랑 새벽반에서 어른들의 사랑받으며 함께 강습도 받으면서 수영은 필이에게 친밀한 운동이 되었습니다.
너무 아쉽게도 코로나 시기에 수영을 할 수 없다가, 양평을 떠나고 필이가 고등학생 된 후 잠시 주변 수영장 새벽반에 셋이 함께 다녔습니다.
너무 좋았지만, 양평과 다르게 수영장을 다니는 동선이 불편하고, 나는 회사 출퇴근으로 힘들고, 그러다보니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필이는 지금도 수영장에 다시 다니고 싶다고 합니다.
수영은 진짜 잘 선택한 운동이었습니다.
스쿠어다이빙까지 하고 양평을 떠나고 싶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배울 시기를 놓쳤습니다.
화니와 저도 상황과 공간이 맞아서 수영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승마
양평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승마를 배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용인에서도 주변에 승마클럽들이 있어서 승마에 관심은 있었는데, 비용이 많이 비싸서 알아보기만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양평에 오니 학교 주변에 승마클럽이 있고, 양평군에서 지원을 해 줘서 한 달에 10만 원 정도만 내면 승마를 일정기간 동안 배울 수 있는 혜택이 있었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승마를 2번의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배웠습니다. 처음 신청해서 기초를 배우고, 그 다음에는 기초 배운 학생들 대상으로 또 신청을 받는다고 해서 , 필이도 신청을 하고 좀 더 심도 있게 기간도 5개월가량 배웠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배우기 시작할 때는 말과 친해지고, 승마 후 말을 데려다주고 관리하는 것도 배우면서 무척 재미있어했는데, 더 심도 있게 배우게 되면서 하필 너무 더울 때 승마수업기간이 겹쳐서 그때는 힘들어했습니다. 그래서 딱 프로그램 마칠 때까지만 배우고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더 배우고 싶어도 지원을 다 받아서 더 배우기에는 부담스럽기도 했기에 그만했습니다.
지금 물어보면 다시 승마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합니다.
혹시 후에 승마를 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 배웠으니 혹시 승마를 할 일이 있다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필이에게 승마를 배울 수 있는 경험을 줬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농구
농구는 한스가 좋아하는 운동입니다. 필이가 고학년이 되었기에 차에 농구공을 싣고 다니면서 우리 가족끼리 수영하고 나와서 투바운드 농구를 하며 놀기도 했습니다. 필이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농구를 하며 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수영을 다니던 체육관에 어린이 농구반이 신설되었습니다.
당연히 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농구반에 다니기 시작했고, 같은 반 친구들 뿐 아니라 다른 학교 친구들도 사귀면서 정말 재미있게 농구반에 다녔습니다.
필이가 다니던 학교는 한 학년에 1반 밖에 없는 작은 시골학교인데, 체육선생님 지도하에 반에서 농구 선수들을 만들어 작지만 학교 대항 농구대회에도 참여하는 등 너무 재미있게 했던 운동입니다.
그런데 농구 코치님이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서 가게 되면서 다른 코치를 구하지 못해서 농구반이 없어졌습니다. 약 1년여를 정말 즐겁게 한 것 같습니다.
스키
필이가 2학년 때, 시리 친구의 남편이 한때 스키 강사님이셔서 겨울이면 평창에 집을 구해놓고 온 가족이 그곳에서 스키 타며 지낸다기에.
또 다른 친구와 함께 아들들을 데리고 평창 친구집에 놀러갔습니다.
그리고 평창 알펜시아에 간김에 아이들에게 일일 강사님을 붙여서 스키를 배우게 한 적이 있습니다.
기초를 배우고 나서 친구의 아들 둘은 리프트 타고 초급라인에 올라가서 내려오는데,
필이은 무섭다고 리프트 타기를 거부해서 탑승권 시간이 끝나는데도 한 번도 못 올라가다가
강사님과 함께 설득에 설득을 하고 겨우 리프트 마감 직전에 올라가서 한 번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 한 번을 내려오고는 너무 재밌다며, 또 올라가자고 하는데, 이미 리프트가 마감이 되어서 더 이상 타지 못했습니다.
그 후 스키를 접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양평에 와보니 양평은 홍천 비발디파크가 가깝습니다.
그래서 겨울이면 지역아이들이 스키장에 많이 다닙니다.
필이도 겨울에 반친구들 몇 명과 함께 일일 강사님을 섭외해서 스키 강습을 받게 했습니다. 몇 년 전에 한 번 해서 그런지, 이번에는 훨씬 수월하게 배우고 즐기면서 스키를 탑니다.
그렇게 스키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그 해 겨울에 몇 번 스키를 더 타 보고, 그다음 해에는 아예 시즌권을 샀습니다.
스키도 중고로 구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랑 여러 번 타러 다녔습니다. 초급에서만 타던 필이는 어느덧 중상급도 타면서 스키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시절 못 가다가 다시 고등학생이 된 후에, 초등학교 친구들을 스키장에서 만나서 함께 스키 타며 놉니다.
올 해도 스키장 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날이 너무 따뜻해서 눈상태가 안좋을텐데, 어디 스키 탈 수 있겠냐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필이에게 스키는 앞으로도 겨울의 낭만을 느끼는 운동이 될 것 같습니다.
자전거
보통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절에 기본적으로 자전거를 배우고 잘 탑니다.
그러나 필이는 자전거를 거의 타 본적이 없고, 가르쳐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5학년 때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5학년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러 가는 체험학습을 갔습니다.
그래서 그룹을 나누는데 필이는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들 그룹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화니는 일본에 가 있었고,
나는 필이에게 자전거도 가르치지 않았다는 자책과 동시에,
필이가 자전거를 친구들과 타면 재미있을 텐데 못 타면 재미가 있을까? 싶어서
집에 방치되어 묵혀있던 자전거를 꺼내서 필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쳤습니다.
묵혀둔 지 오래돼서 타이어에 바람도 없었고, 상태가 완전히 엉망이었는데,
마침 면사무소에서 무료로 자전거 수리를 해 준다고 해서
호자 그 무거운 자전거를 차에 싣고 면사무소에 가서 점검받고, 수리까지 받았습니다.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어서 평지인 곳으로, 매일 그 무거운 자전거를 차 트렁크에 실었다 내렸다 하면서
자전거 꺼내서 가르쳐주었습니다.
결국 필이는 학교 체험학습에서 자전거 못 타는 그룹에 있었지만, 자전거를 너무 재밌게 타고 왔습니다.
그날 돌아와서 너무 재미있게 탔다고 엄마랑도 타고 싶다고 해서
바로 다시 이포보에 가서 자전거를 대여해서 함께 자전거를 타고 왔습니다.
그 후 멀리 사는 친구와 한강에서 만나서 자전거를 타기도 하는 등 자전거도 즐기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필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친 이 사건은 제게 큰 사건이었습니다.
큰 숙제를 한 기분입니다.
지금도 그 무거운 자전거의 무게와 차에 싣고 내리고 할 때의 버거움이 느껴집니다.
돌아보니 진짜 극성맞은 엄마였다 싶기도 합니다.
주짓수
코로나로 인해 운동의 암흑기를 지내며 아빠와 함께 헬스장에 다니기는 했지만, 운동이 부족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필이는 그 흔한 태권도를 배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화니는 필이가 태권도나 격투기 하나쯤은 배우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필이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종목을 뭘로 할까 생각하며, 태권도, 주짓수, 검도 등을 살펴봤습니다.
그때 마침 티브이에서 주짓수 하는 연예인들이 몇 번 나왔습니다. 그래서 필이가 주짓수를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아빠랑 함께 주짓수 도장을 몇 군데 가보고 지금 다니는 주짓수 체육관에 등록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주짓수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어 2년째입니다.
필이가 운동신경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주짓수를 배우면서는 운동신경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니 신기합니다.
주짓수를 재밌어하고, 잘하는 것 같습니다.
체육관에 따라가 보지는 않으니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꾸준히 해서 한 단계 한단계 올라가면 좋겠습니다.
헬스
헬스는 양평에서부터 서울까지 코로나로 운동을 못하던 시절에 아빠와 함께 했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며 기억해 보니 필이는 6살 축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운동을 쉰적이 없습니다.(극심한 코로나시기는 예외입니다)
필이는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 것 같았는데, 꼭 운동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매우 활동적인 아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필이가 건강을 위해서든 취미생활이든 운동을 즐기며 사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입니다.
필이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먼저 거부부터 했습니다. 낯선 것은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먹는 것도 그랬고, 생활 전반에서 그랬습니다. 그걸 알기에, 축구를 시작할 때도, 수영을 배울 때도, 스키를 배울 때도 모두 재미를 붙일 때까지 이끌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엄마가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그 성향에 맞게 이끌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운동만큼은 처음 시작에 강제성을 넣었던 건 잘한 것 같습니다.
그랬기에 운동을 즐기기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필이 어린 시절 즉 초등학교까지 저는 정말 필이에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그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돌아보니 정말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학생 시절에는 제가 회사에 다니느라 필이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필이는 자연스럽게 아빠와 더욱 친밀해졌습니다.
운동도 경험할 수 있는 건 최대한 경험시키려 애썼습니다.
이제 선택과 즐기는 것은 필이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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