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직기를 꺼내 펼쳤습니다.
이 수직기는 대학원시절에 학교에 직조기를 납품하던 회사의 담당 대리님이 관리차 학교에 올 때마다, 전공자인 우리에게 직기를 사라고 장난반 진담반 영업을 했었는데, 그때 친구랑 함께 공동구매 하니 좋은 가격에 달라고 해서 구입한 수직기입니다.
수직기는 가격이 비쌉니다. 최근에는 국내 생산 제품도 나오고 있지만, 주로 수입제품입니다.
당시 대학원 실기실에 있던 직조기는 주로 미국제품이었고, 간간히 유럽제품도있었습니다. 사이즈도 크고 모두 발직기라서 가격이진짜 비쌌습니다. 조교시절에 실기실 직조기의 종광바늘 하나도 수입이라, 비싸게 미국에 요청해서 구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구입한 수직기는 직물 폭 최대 30인치까지 짤 수 있는 "36인치 / 8종광 직기로 뉴질랜드 애쉬포드 제품"입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우리에게 그렇게 많이 싸게 판 건 아니지만 사이즈와 종광을 생각하면 정말 좋은 가격에 잘 샀습니다.
모두 마음에 드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발직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손직기라서 제직시 속도가 더디고, 복잡한 디자인을 짤 때는 종광번호를 일일이 신경 써야 해서 한 순간도 딴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그 때 이 직기를 사 두기를 정말 잘했습니다.
계속 간간히 이 직기를 통해 작업을 해 왔는데,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한 목적이 회사 출퇴근이었기 때문에, 수직기는 그냥 접어서 구석에 잘 두었습니다. 당시 작업하려고 걸어둔 경사가 끊어버리기에 아깝게 너무 길게 남아 있어서 경사실을 걸어 둔 채로 접어 두었습니다.
사실 이제 이 직기를 과연 펼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우리의 작업실 스튜디오를 갖게 될 때 반드시 수직기 자리를 확보하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재택으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지만 회사 다닐 때보다는 시간의 여유가 생기니 작업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직기를 펼칠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도했습니다. 내 머리로는 공간이 전혀 없는데, 그래도 작업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한스가 스탠딩 책상으로 작업을 해야겠다며, 종일 앉아 있으니 바꿔야겠다고 하면서, 한스 둘이 작업책상을 스탠딩 책상으로 바꾸고, 그나마 쉴 수 있었던 작은 소파 하나도 드러누움 방지차 없애면서, 뜻하지 않게 남는 공간이 생겼는데, 딱 직조기 놓을 수 있을만큼의 자리가 생겼습니다.
수직기를 펼치고 결려 있는 경사를 정리하고, 제직을 해봤습니다. 시작하니 역시 재미있습니다. 틈틈이 작업을 열심히 해서 좋은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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