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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예 박물관] 전시 : 보자기-일상을 감싸다

ssil 2024. 10. 23. 00:22

[241016]

서울 공예박물관 전시 3동(직물관) 상설 전시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를 관람했습니다.

전시구분 : 상설전시
전시기간 : 2021.07.16 ~
전시장소 : 전시 3동  3층
전시유형 : 직물공예, 기증. 기탁
전시소재 : 섬유, 종이
키워드 : 보자기, 조각보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보자기는 네모난 형태의 직물이다. 그 직물을 사용해 우리는 물건을 보관하고 장식하며 간편하게 물건을 들고 다닐 수 있다. 틀이 있는 가방에 비해 공간 활용에 편하고 재활용이 가능하여 친환경적이다. ‘웃음보’나 ‘보쌈’처럼 보자기에서 유래된 단어도 많아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 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에서는 궁중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화려한 문양이 있는 보자기에서부터 민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였던 보자기에 이르기까지 크기와 소재, 구성 방법 등의 차이와 보자기의 다양한 용도를 소개한다.

 

 

가방에 붙어 다니는 동사는 넣다와 메다 뿐이지만....
보자기에는 이렇게 싸다, 메다, 가리다, 덮다, 깔다, 들다, 이다, 차다와 같이
가변적으로 복합적인 무수한 동사들이 따라다닌다.
이어령. <보자기 문명론> 중

 

저는 보자기에 대해 그다지 중요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보자기가 생기면 이걸 어떻게 하나? 버려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딱히 쓸 일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에 기대가 없이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보자기가 참 똑똑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 보자기를 너무 무시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선조들이 사각형 천 한 장을 얼마나 많은 용도로 사용했는지, 진짜 놀랍습니다.

보자기의 쓰임

보자기의 쓰임

기럭아비는 나무 기러기를 싸서 신부집으로 가고
예물도 담아 보내고
튼튼한 보자기에 짐을 꾸려 한양으로
이삿짐도 보자기로 단단히 묶어 메고
예쁘게 선물도 포장하고
젊은이들의 가방도 되고
서류도 보관하고
양손 가득 선물을 싸 들고 고향으로
보자기를 두르고 머리 손질도 하고

 

지금이야 원단의 폭이 대폭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큰 보자기를 만들려면 대폭짜리 원단을 툭 잘라 사용하면 되지만, 예전에는 1폭이라고 해 봤자 34cm밖에 되지 않으니, 폭을 연결해 가면서 보자기를 용도에 따라 크기를 달리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4폭을 연결한 흰 보자기가 조용하지만 고수 같은 자태를 풍깁니다.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는 다양한 보자기가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문양이 프린트 되어 화려한 보자기부터 조각조각 천을 이어 만든 조각보 보자기까지 다양합니다.

 

보자기 중 조각을 이어 만든 조각보 보자기는 작품으로 오늘날에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자투리 천을 버리기 아까웠던 선조들이 만들어낸 기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에서 보니 조각 보자기를 만들 때 색 조각보 모으는 법이라고 해서 방법, 규칙등이 기록으로 있습니다.

사실 꼭 그 규칙에 맞춰야 할까 싶지만, 가장 어울림이 좋은 구성 배치로 기록해 놓은 것 같습니다. 컬러의 배치가 안정감이 있습니다.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를 보니 천 조각으로 만든 물건들과 옷, 장식 등 다양한 것에 천 조각들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색동저고리도 천조각을 이어 만들면서 알록달록 예쁜 저고리가 되었습니다.

보자기도 조각을 이어서 알록달록 큰 보자기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천조각을 이어 만든 조각 보자기는 작품 같습니다.

 

보자기는 쓰임에 따라 다양한 묶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러기 보자기, 책 보자기, 상 보자기 등 다양합니다.

용도에 따라 묶는 방법이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책 보자기를 다음 설명과 같이 묶으면 책이 빠지거나 떨어질 일이 없이 튼튼해 보입니다.

상 보자기 묶는 방법은 이번에 처음 봤는데, 상채로 보자기로 묶어서 그 상을 이고 가거나 이동을 할 때 안정감을 주는데, 보자기로 이렇게 활용한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는 한 명의 수집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보자기 할아버지 허동화 님이 수집하신 이 귀중한 보자기 자료들이 박물관이 되고, 오늘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전시까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자료가 되는 이 소중한 것들을 개인이 모았다는 것도 놀랍습니다.